"아무도 예상 못했다"…당황한 뉴욕 월가 [미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23-08-02 09:02   수정 2023-08-02 09:05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하자 미국 월가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5.25~5.5%로 올린 직후라는 점에서 돌발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 선물 일제히 하락

피치의 발표 직후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21% 하락했다. S&P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은 각각 0.31%, 0.38% 떨어졌다.

뉴욕 증시뿐 아니라 미국 대출 금리도 급등할 우려가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부터 미국 국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채결되는 모든 채권 계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을 때 미국 주가는 15% 이상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CIO) 키이스 레너는 "예상치 못한 일이고 돌발적인 상황이었다"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美 정부, 시장 진정 주력

미국 정부는 피치의 발표에 당황한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의적이고 오래된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공보 비서관도 성명에서 "우리는 이 결정에 강력히 동의하지 않는다"며 피치의 평가 기준과 관련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의회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무모한 벼랑 끝 전술과 디폴트에 대한 유혹은 국가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며 벼랑 끝 전술을 썼던 공화당을 비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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