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측이 제출한 법관 기피 신청서가 기각된 것에 불복해 재차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명석의 변호인은 전날 기피 사건 재판부인 대전지법 제10형사부(오영표 부장판사)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정명석 측은 준강간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대전지법 제12형사부의 나상훈 재판장에 대해 법관 기피신청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26일 "소송지휘권의 재량 범위 내에 있어 기피 사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관 기피신청이란 형사소송법 제18조에 따라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측에서 그 법관을 직무집행에서 배제할 것을 신청하는 제도다. 기피신청이 접수되면 소송 진행은 정지되며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명석 측은 "넷플릭스 방영 이후 재판부에 강한 예단이 형성돼 있고, 녹음파일의 증거 능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시연하려 했지만, 이유 없이 비공개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미 방송을 통해 보도된 녹음파일을 복사하게 해달라는 요청마저도 거부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같은 기피 신청 사유에 대해 심리가 이뤄지지 않아 항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명석 측의 기피 신청이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정명석 측은 "만약 그렇다면 이미 간이 기각돼 정식으로 심리가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전고법에서 심리하게 되며,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준강간 등 혐의 사건 재판은 보류된다.
한편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홍콩·호주 국적 여신도 2명을 준강간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하는 등 모두 22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가한 혐의다. 또한 2018년 8월쯤 충남 금산군 소재 월명동 수련원에서 또 다른 신도의 허벅지 등을 접촉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도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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