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4일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5000원에서 44만6000원으로 높였다. 전날 종가(39만원) 14% 높은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국내 양극재 기업에 대한 증설 요청이 늘어나고 있어 목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계산하는 시점을 2025~2027년에서 2028~2030년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현수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령이 발표된 후 산업 내 공급망 재편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이 국내 양극재 업체에 추가 증설을 요청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기준 시점을 2030년까지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장기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갖췄기 때문에 2030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2030년을 전후로 에코프로비엠의 기업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이 50% 넘어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는 "2020년대 후반에서 2030년께 에코프로비엠의 기업 가치가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목표 시가총액은 43조7000억원, 목표주가는 44만6000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추가 상승 여력이 20% 미만인 점을 감안해 장기투자보단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김 연구원은 권했다. 그는 "에코프로비엠에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장기 투자할 시기는 지났다"며 "시총 20조~30조원 후반 구간에 트레이딩을 통한 접근을 권한다"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탈 가격이 하락해 제품 판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전동공구 및 정보기술(IT)용 양극재 수요가 부진하겠지만,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 3분기 출하량은 2분기보다 24%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판가가 전 분기 대비 13% 하락해 매출 증가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반기는 양극재 기업들은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효과) 국면을 맞이해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단기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은 약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영업이익이 114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9000억원 수준이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61% 늘어났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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