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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가운데 미 국채 금리가 연일 치솟고 있다. 미국 정부가 3분기에 국채 발행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확대한 것도 채권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미 국채 투자와 관련해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채권 가격 하락에 무게를 뒀다. 반면 벅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지속적인 미 국채 투자 의사를 밝혔다.
장단기 역전폭 줄어
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연 4.198%까지 상승하며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올해 3월 1.07%포인트까지 벌어졌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국채 금리의 역전폭도 0.7%포인트로지 줄었다.
미국 국채금리를 자극한 것은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규모 확대 계획과 신용등급 강등이었다. 재무부는 2일 3분기 장기채 발행 규모를 애초 960억 달러에서 1030억 달러로 늘린다고 확정했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연방정부의 세수가 적어지는 반면 정부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공공 적자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국채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월가에선 미국 정부가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해석마저 나왔다. 실제 조쉬 프로스트 재무부 금융시장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미 국채에 대한 견고한 수요를 보고 있다”며 “(피치의 결정은) 미 국채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이라는 점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채 금리 움직임에선 국채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국 정부의 자신감에도 미 국채 가운데 장기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 30년물도 이날 장중 한때 연 4.322%를 찍었다. 채권 만기가 길수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 많이 반영된다. 채권 상환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고용지표도 국채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임금이 물가를 자극하면 Fed가 추가 금리인상이라는 칼을 빼 들 수도 있어서다.
“장기채권 공매도 베팅”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과 관련해 미국의 대표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각각 반대되는 의견을 내놨다. 애크먼 회장은 미 국채 30년물에 대해 공매도 투자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가격 하락에 무게를 둔 것이다. 그는 자신의 X(이전 트위터) 계정에 “(미 국채) 신규 발행과 양적완화를 결합하면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고도 시장이 이렇게 큰 폭의 공급 증가를 어떻게 흡수할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는 애크먼의 의견과 관련해 “단기 국채(투자는) 당연한 일(a no-brainer)”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버핏 회장은 미 국채의 투자가치에 대해 여전히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선 “걱정할 일이 아니다”며 국채 매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이고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벅셔는 지난주 월요일 미국 국채를 100억 달러어치 샀고, 이번 주 월요일에도 같은 규모를 사들였다”며 내주에도 국채를 살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치가 제기한 미국의 거버넌스 악화와 재정 상황 우려에 대해선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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