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등에서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무차별 '묻지마 흉악 범죄'는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하는 미국을 제외한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지에서도 올해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선진국이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23일 오사카와 간사이공항을 오가는 JR간사이공항선 열차 안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다쳤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21년 수도권에서 운행되는 오다큐선과 게이오선에서 승객이 흉기를 휘두르는 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을 계기로 고속열차 신칸센을 포함한 일부 열차의 객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지난 6월에는 프랑스 동부 안시의 한 공원에서 시리아 국적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세 이하 어린이 4명과 성인 2명 등 6명이 다쳤다.
가해자는 2013년 스웨덴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스웨덴 여성과 결혼해 낳은 아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유모차를 끌고 달아나는 여성을 따라가 범행을 저지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지난 1월 스페인 남부 도시 알헤시라스의 한 교회에서는 남성이 일본도를 휘둘러 행정 업무를 돕는 사람이 사망했고, 성직자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같은 달 25일 독일 북부 킬에서 함부르크로 이동하던 열차에서도 한 남성의 묻지마 흉기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앞서 중국에서는 2010년 묻지마 칼부림이 반년에 걸쳐 연쇄적으로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줬고, 당국은 모방 범죄 차단을 위해 중대 범죄자를 한 달 만에 사형에 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당시 중국 학계에서는 고속 성장 속에 불평등 구도가 공고해지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