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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을 제시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2005년에 영국 BBC방송이 22개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중국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 비율이 50%로 미국(38%)을 앞질렀다. 그때 나이 교수는 중국이 매력적인 전통문화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대중문화에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오싱젠, 농구 선수 야오밍, 영화 와호장룡 등을 예로 들었다.
중국이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면 인기가 없는 건 감수할 만하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세계 최고라고 응답한 비율은 9%에 그쳤다. 대학(6%), 엔터테인먼트와 생활 수준(각 3%) 등에서도 저조했다. 기술 분야에서만 19%가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약한 이유는 거버넌스, 문화 등 바뀌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21세기에는 독재보다 민주주의가 선호된다. 또 중국의 문화는 외국인에게 배타적이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인상적일지 몰라도 중국에는 외국인들도 호응할 수 있는 이념이 없다.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은 적어도 공산주의를 통해 다른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의 자국 우월주의는 외국인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중국의 공격적인 영유권 주장은 인도, 일본, 베트남 등의 반발을 샀다. 또 한국, 노르웨이, 호주 등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면서 우방을 얻지 못했다. 중국의 전랑(늑대 전사) 외교관들은 다른 나라의 심기를 거스른다.
단 이런 상황이 무조건 미국에 유리한 건 아니다. 지금은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을지 몰라도 소프트파워 대결에서의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어서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China Can’t Seem to Make Friends or Influence People’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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