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당신!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 사랑해요"
'서현역 차량 돌진 및 무차별 칼부림' 사건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60대 여성 피해자의 발인식이 8일 엄수됐다. 이 여성은 사고 당일 남편과 손을 잡고 외식하러 가다 참변을 당해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전날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하는 사고를 냈다. 이후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고인은 백화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 사이 인도를 걷고 있었다. 당시 고인은 인도 안쪽에서, 남편은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최원종이 탑승한 경차가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인도를 넘어오더니 아내를 들이받았다. 아내는 사건의 '최초 피해자'였다.
이후 아내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나흘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다. 하지만 지난 6일 오전 2시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고인의 발인식은 오전 7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으며, 유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족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남편은 "먼저 여행 떠난다 생각해주세요. 우리도 갈 테니까"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고 현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 등이 빼곡히 적혀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메시지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엄마 너무 사랑해. 벌써 보고 싶은데 어쩌지?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해. 꼭 다시 만나자", "그곳에선 꽃길만 걸었으면 합니다" 등의 문구가 있었다.
한편 경찰은 최원종이 정신질환이 있으면서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던 중 피해망상에 시달리다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