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막(12일)이 다가오면서 행사 파행의 책임을 따지는 후속 조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잼버리 공식 일정 마지막날인 11일 폐영식은 오후 5시 30분 진행되며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가 열린다. 인파가 몰린 마지막 잼버리 행사인 만큼, 정부도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초긴장 상태다.
현장에는 응급의료소 4곳을 마련했고 태풍의 영향을 우려해 기상청 예보관까지 상주시킬 예정이다.
이 때문에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교통은 오후 2시부터 대부분 통제돼 버스 등 대중교통도 우회 운행한다.
폭염과 위생 문제 등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야영지인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하면서 행사 준비부터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까지 총체적 부실론이 제기된다.
지난 6년간 1100억원을 쏟아부은 국제적인 행사였지만 폭염과 태풍까지 연이은 악재에 준비마저 소홀함이 컸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지원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동시에 역대 전북도지사의 재정 운영에 대해서도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이 (세계잼버리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응원하고 계신 가운데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고 잼버리를 정쟁의 소재로 사용하는 잘못된 행동들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앙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여가부의 부족함이 있었던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며 "우리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와 동시에 이번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북도지사 역시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했는지 여부도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원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라북도와 부안군은 세계대회를 이유로 거액의 예산을 배정받은 다음 해외 출장을 나가 대표적인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크루즈 여행도 했다고 한다"며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와인 축제까지 다녀오는 등 그야말로 화려한 관광여행을 세금으로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간에 걸친 일당 독점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지 못한 탓으로 이런 방만한 재정 운영이 된 것은 아닌지도 심각하게 의심된다"며 "국민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새만금 세계 잼버리 파행의 책임에 대해 "정부가 최종 책임 주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전북 새만금에서 했지만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렸다고 서울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잼버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주최한 것"이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최고위 관계자가 사과하고 유감의 뜻을 표하는 게 국제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회를) 마친 다음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관은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의회는 국민의힘이 '전북 광역·기초의원들의 무책임한 행태가 점입가경'이란 내용의 논평을 발표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앞서 이민찬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전북도가 잼버리를 성공 개최하겠다며 '대국민 사기극'을 펼칠 때 도의회는 무슨 역할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도의회는 반박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새만금 잼버리 책임 공방에 전북 지방의원들을 끌어들여 희생양을 삼으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의회는 정부의 지원 약속에 힘을 얻고 노력했으나 좀 더 면밀히 살피지 못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면서도 외유성 출장 추진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염영선 전북도의회 대변인은 "도의회는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회피할 이유도, 정치공세를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고 있다"라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방자치 무용론까지 들고나와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잼버리의 유종의 미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써야 할 때 모든 책임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는 후안무치가 아닐 수 없다"고 힐난했다.
예상할 수 있었던 폭염과 태풍 속에 정부와 지자체의 부실한 준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잼버리대회. 폐막 이후에도 논란은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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