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멋지다'고 해 분노 폭발"…여성 20명 살인 예고한 男 기소

입력 2023-08-11 15:20   수정 2023-08-11 15:35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부장검사)은 11일 이모 씨(26)를 살인예비·협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는 검찰이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후 인터넷상에 올라온 모방범죄 예고 글에 대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다.

검찰은 이 씨가 무직 상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지내던 중, 자신의 불행한 처지가 여성들 때문이라는 혐오가 폭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이 씨에 대한 통합심리를 분석한 결과, 높은 피해 의식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적 사고, 억압된 적개심으로 인한 양분화된 행동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에게는 지난달 24일 신림역 인근을 지나는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길이 32.5㎝의 흉기를 구매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이 씨가 게시글 열람자들을 위협했다고 판단하고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이 씨는 흉기 구매대금을 결제했으나, 주문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이 씨가 올해 3월부터 약 5개월간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약 1700개의 여성 혐오 글을 올린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들 게시글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또 그가 작성한 게시글 열람자와 신림역 인근 거주자를 조사하고 이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추가 포렌식 등을 거쳐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했다.

김 부장검사는 "(이 씨가 글을 쓴) 커뮤니티는 여성혐오 갤러리와 남성 혐오 갤러리가 계속 싸우는 형국"이라며 "(이 씨가) 남성 혐오 갤러리에 있는 여성들이 조선에 대해 '멋지다, 당장 석방하라'고 올린 글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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