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부터 식품까지…유럽 '횡재세' 전방위 확대

입력 2023-08-14 18:21   수정 2023-08-1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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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추가 징수하는 세금인 ‘횡재세(windfall tax·초과이윤세)’ 도입을 추진하는 물결이 거세다. 대형 은행과 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보험, 제약, 식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기업이 횡재세 부과 대상 목록에 오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KPMG와 미국 조세재단 자료를 인용해 작년부터 현재까지 유럽 전역에서 횡재세가 도입되거나 제안된 사례가 30건이 넘는다고 14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24개국이 자국의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했거나 부과할 계획이다. 체코 리투아니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은행을 표적으로 삼았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은행에 40% 세율의 일회성 세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하자, 유럽 증시가 휘청거리는 일도 있었다.

횡재세의 표적은 원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막대한 실적을 올린 에너지 기업이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이들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올해 12월까지만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스페인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이 2024~2025년까지 시한을 늘렸고, 영국도 2028년 3월로 종료 시한을 5년 미뤘다.

적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헝가리는 보험사를 포함한 모든 금융회사와 제약사를 횡재세 부과 명단에 올렸다. 포르투갈은 작년과 올해 초과 이익을 거둔 식품 유통업체로부터 33%의 세금을 걷겠다고 발표했다. 크로아티아는 2022년 기준 3억쿠나(약 58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모든 기업에 ‘추가이익세(Extra Profit Tax)’를 물릴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서민 생활고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정부가 기업들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크리스티나 에나케 조세재단 이코노미스트는 “정상적인 과세표준 없이 특정 산업을 징벌적으로 겨냥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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