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 미스테리…美 경기 침체 피했다지만 역전은 그대로

입력 2023-08-14 14:56   수정 2023-08-14 15:00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아지는 가운데서도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전형적인 불황의 전조로 여겨져서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경기 전망이 오히려 장단기 금리 역전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아져서다. 장기 국채 금리가 점차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개월째 금리 역전

보통 장기 국채금리는 단기 국채 금리보다 높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 감수 비용이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로 몰려가는 경향이 있다. 장기 국채 수요가 많아지니 금리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기준금리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단기 국채 금리도 함께 뛰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뉴욕 월가 투자자들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둔화하는 반면 신규 일자리는 역대급으로 많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소프트랜딩도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좀처럼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14일(현지시간) 오전 2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168%, 2년물 금리는 연 4.899%다. 월가에선 장단기 금리 역전이 2개월 이상 유지되면 향후 1년 반 이내 경기 침체가 잇따르는 것으로 본다. 현재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월가에선 이와 관련해 몇 가지 해석을 내놨다. 우선 장단기 금리 역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채권 시장은 장기 국채보다는 단기 국채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는 급격히 상승했지만 단기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에 그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마저 나타났다.

Fed가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5.25~5.5%로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에서도 미국인들의 소비가 죽지 않고, 신규 일자리가 쏟아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 짐 카론 최고투자책임자는 “이제 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이 반응하며 10년 장기 국채를 소유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내년 2분기 금리 인하"
한편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13일 자로 낸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지면 금리를 정상화하려는 욕구에 따라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현재 골드만삭스는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얀 하치우스와 데이비드 메리클을 포함한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분기당 25bp 인하를 예상하지만, 그 속도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금리가 결국 연 3~3.25% 수준에서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9월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다음 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4일 오전 2시 기준 88.5%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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