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말이 됩니까"…13년 만에 부활한 게임 '역대급 논란'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3-08-15 14:01   수정 2023-08-15 16:31


“기록을 깨는 재미로 하는 게임인데, 점수 초기화가 말이 됩니까.”

컴투스가 ‘미니게임천국’ 이용자 점수 기록을 초기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게임 이용자가 각 게임에서 달성한 역대 최고 기록이 모두 사라졌다. 업계에선 ‘운영 미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컴투스는 지난 12일 미니게임천국에 대한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이용자 점수 기록을 전면 초기화했다. 지난달 27일 출시하고 16일 만이다. 출시 초기여도 100만 여 명이 보름 넘게 쌓아온 기록을 없앤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특히 이 게임은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용자가 자신의 게임 기록을 깨면서 즐기는 도전형 콘셉트다. 역대 최고 기록이 각 이용자에게 갖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이용자 사이에선 “하루아침에 내 점수 기록이 사라졌다”, “그동안 열심히 게임한 게 물거품이 됐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초기화 이유는 시스템 오류로 기존 점수 집계 방식에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일부 게임모드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수로 기록되는 현상이 나타나 긴급조치를 했다는 게 컴투스 측 설명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실제 득점보다 두 배 이상 높게 기록된 사례가 있었다”며 “더 정확한 점수 기록을 위해 고심 끝에 초기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이번 초기화에 대한 보상으로 모든 이용자에게 게임 아이템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용자 사이에서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서버 불안정으로 인한 접속 오류도 잦았기 때문이다. 미니게임천국은 출시 첫날부터 서버 장애로 3시간가량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다섯 차례 이상 서버 안정화를 위한 긴급 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게임 내 광고 시청을 유도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게임 곳곳에 15~30초씩 광고를 봐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 미션이 깔린 식이다.

일각에선 당초 이 게임을 재출시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불만을 토로하는 ‘안티 이용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미니게임천국은 컴투스가 피처폰 시절인 2005~2010년 선보여 ‘국민 폰게임’으로 흥행했던 게임이다. 컴투스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게임을 부활시켜 ‘팬덤’을 형성하겠다며 13년 만에 재출시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용자 의견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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