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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이상 공고했던 글로벌 시계 시장에 ‘열 살’ 애플워치가 균열을 내고 있다. 2014년 애플워치가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시계 브랜드의 양극화가 극명해진 모양새다. 대 당 100만원 이내의 애플워치가 대중을 공략하면서 그동안 중저가 시장을 장악했던 패션 시계들이 대거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명망있는 시티즌, 세이코 등 쿼츠 시계의 지위까지 위협하고 있다.
반면 ‘롤오까’(롤렉스·오메가·까르띠에)로 대표되는 럭셔리 시계들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실적과 주가가 모두 우상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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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당시만 해도 애플워치는 시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그룹의 닉 하이에크 회장은 “우리는 스마트워치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의 예상과 달리 2014년 2860만대였던 스위스 시계 수출 물량은 8년 사이(2014년~2022년) 44.7% 급감했다. 2017년 4분기에 처음으로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의 분기 수출량을 뛰어 넘은 이래 그 흐름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세계 최대 패션 시계 업체인 파슬 그룹이 대표적이다. 100만원 이하의 패션시계에 특화된 이 회사는 퓨마, 엠포리오 아르마니, 디젤, 아디다스, DKNY, 마이클 코어스, 토리버치 등 수많은 패션 브랜드의 시계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한다. 2014년만 해도 매출 35억969만달러, 영업이익 5억6653만달러를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47만달러를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16억8243만달러로 줄었다.
2012년 13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현재 나스닥시장에서 2.10달러(14일 현지시간)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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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시계 중 명품으로 분류되는 롤렉스, 오메가, 까르띠에,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등의 브랜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명품 선호 현상과 가격인상에 힘입어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롤렉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19.7% 증가한 9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만 해도 연매출은 51억달러 수준이었다.
까르띠에, 피아제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그룹(매출 19.0% 증가), 오메가, 브레게, 스와치 등을 보유한 스와치그룹(5.7% 증가) 또한 매출 증가세를 유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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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쿼츠 시계를 주로 생산하는 시티즌은 매출이 2014년 30억달러에서 지난해 2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한 시계 수입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시계를 구입하는 이유는 시계 본연의 기능을 기대하거나 사치재로서의 역할을 바라기 때문”이라며 “중저가 시계 브랜드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GC)은 글로벌 명품 시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790억달러까지 성장해 한화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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