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올 상반기에 4조6000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400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40여 개 보험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모두 8조원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순익 8조969억원에 육박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이익은 카드사나 증권사에도 못 미칠 때가 많았는데 5대 은행에 견줄 정도로 순익을 낸 것은 올 상반기가 처음”이라고 했다.
삼성화재는 1조2166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 순익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8003억원에서 9558억원으로 커졌다. 새 회계기준으로 비교해도 올 상반기 순익이 27.3% 늘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개선한 게 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CSM은 보험 계약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이익의 현재 가치를 말한다. CSM이 커지면 순익도 늘어난다. 실손보험 비중이 높은 손보사들이 CSM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DB손해보험(9181억원), 메리츠화재(8390억원), 현대해상(5780억원), KB손해보험(5252억원), 한화손해보험(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1413억원), 롯데손해보험(1129억원) 순으로 순이익이 많았다.
생명보험업계에선 삼성생명의 순이익이 97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한화생명(7037억원), 교보생명(6716억원), 신한라이프(3117억원), 미래에셋생명(1987억원), 동양생명(1861억원), NH농협생명(1415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험사들이 역대급 이익을 내면서 새 회계기준을 이용한 실적 부풀리기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CSM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3분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은 상반기에 비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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