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한은행이 매년 진행해온 연초 희망퇴직과 별도로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신한은행의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부지점장 이하 직급인 동시에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1983년 이전에 태어난 직원이다. 올해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39세 직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로 정했다는 의미다. 이는 신한은행의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엔 1978년생 이전 출생자만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불과 반년 새 희망퇴직 대상자 연령이 5년이나 낮아졌다.
올해 초에 이어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신한은행은 “연말에 한꺼번에 (희망퇴직을) 단행할 경우 인력 공백 등으로 고객 불편이 야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희망퇴직 대상에서 지점장 이상 직급을 제외한 것도 지점장 교체로 인한 대규모 인사이동으로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전해졌다. 희망퇴직 대상자에서 지점장을 뺀 것은 신한은행 역사상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들에게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연말연초 정기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약 2개월 동안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총 2222명이 희망퇴직 절차를 통해 회사를 떠났다. 국민 713명, 신한 388명, 하나 279명, 우리 349명, 농협 493명 등이다.
은행들이 과장급에 속하는 30대 행원까지 희망퇴직 제도를 통해 떠나보내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점포 창구 중심의 인력을 유지할 필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전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 중에서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을 통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건수 기준)은 77.7%에 달했다. 2019년(60.4%)과 비교하면 3년 사이 17.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고금리 기조 속에 좋은 실적을 거둬 많은 퇴직금을 챙겨줄 수 있는 점도 젊은 행원들의 희망퇴직을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이끌 인력에 대해선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반영해 조직의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해 조직의 활력을 도모하는 등 금융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진/김보형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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