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기독교 신자들이 이슬람 경전 쿠란을 모독했다는 주장이 나와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이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주택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과 AFP통신 등은 전날 파키스탄 중동부 펀자브주 파이잘라바드 지역 자란왈라에 사는 일부 무슬림이 가톨릭 신자 라자 아미르와 그의 친구가 쿠란이 적힌 종이들을 땅에 던지고 종이 위에 모욕적인 글을 쓰는 것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폭력행위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이 다수의 성당과 가톨릭 신자 집을 공격하며 가재도구를 불태웠고, 이 과정에서 약탈행위도 일어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공포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폭도 해산을 시도했지만, 여의찮아 보이자 군 병력도 투입됐다.
경찰은 폭력행위자 수색에 나서 수십명을 체포했으며, 폭도를 피해 달아난 아미르도 찾고 있다. 그가 실제로 쿠란을 모독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시 폭도들이 교회 십자가를 훼손하거나 확성기로 다른 무슬림들을 향해 폭력 사태에 가담할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파키스탄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기독교 신자들은 종종 쿠란 모독 누명을 써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2009년 펀자브주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소문이 퍼져 폭도들이 기독교인 6명을 살해하고 주택 60여채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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