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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는 거대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정유재란 시기에 조선 수군을 이끌고 일본군을 물리치는 대승을 거둔 인물로, 한국에서 추앙받는 국민적 영웅이다. 광화문광장 건너편에는 조선의 궁궐인 경복궁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경복궁 일부를 훼손해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었다.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다. 일제는 자국군을 위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한 피해 여성을 ‘위안부’라는 그로테스크한 용어로 칭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속죄가 충분하지 않다며 항의하는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 및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아시아 외교 지형에 악영향을 끼쳐 왔다. 한국과 일본은 1960년대에 수교했지만, 역사와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자주 긴장 관계를 형성하며 노골적으로 적대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미국에 한·일의 긴장은 악몽과 같은 중대 사안이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아시아의 주요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두 나라에 자국군을 배치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미국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유다. 특히 중국에 맞서려는 미국의 노력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세 나라의 협력은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겨냥한다. 한국과 일본 모두 북한의 핵 도발에 노출돼 있다. 한·일 모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통제하고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
전략적으로 중대한 ‘주적’인 중국을 상대하는 데 시급해진 미국에서 한국, 일본과의 동맹이 더 중요해졌다. 중국도 마찬가지 생각인 듯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동아시아의 안보 위험을 키워 지정학적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미국보다 중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국가는 중국의 위협 가능성에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과 군사 지도자들은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 경제 악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외 보복 강화에 나설 수 있는 점도 변수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에 이은 중국 견제 동맹이 될 수 있어 미국엔 좋은 기회다.
이 글은 ‘Can Japan and South Korea Unite to Face the Chinese Threat?’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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