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AA.34272358.1.jpg)
항셍지수는 올 들어 9% 이상 하락하며 세계에서 실적이 가장 저조한 지수 중 하나로 꼽혔다. 항셍은행은 지수 방어 차원에서 비구이위안을 퇴출하기로 했다. 디폴트 위기에 몰린 비구이위안이 올 들어 주가가 72% 폭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하자 이를 솎아내는 취지에서 종목 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비구이위안이 빠진 자리에는 중국 제약회사 시노팜을 편입한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한 시노팜의 주가는 올해 7% 가까이 올랐다. 홍콩H지수에서 비구이위안서비스를 대신할 기업으로는 트립닷컴을 지정했다.
비구이위안의 위기로 인해 항셍지수가 하락세를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도 자금 회수에 나섰다.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간 항셍지수, 항셍테크지수 등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11개에서 총 123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 손실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2021년 초 국내 은행업계에서 판매한 13조원 규모의 ELS 상품의 만기가 내년에 도래해서다. 이 ELS 상품은 가입 기간에 홍콩H지수가 35% 넘게 급락하지 않으면 약정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이미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ELS 상품에서 4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률은 원금 대비 39%에 달했다. 2021년 초 11,000을 넘긴 홍콩H지수가 지난달 6000선 밑으로 떨어져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