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과 파주 등 경기 북부 도시 아파트값이 1년1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다. 그동안 용인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권이 아파트값 반등세를 이끌어왔는데, 북부로도 회복심리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지난 14일 기준) 고양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보합(0)을 기록했다. 일산동구(-0.02%)와 일산서구(-0.03%)는 집값이 여전히 내려갔다. 하지만 덕양구(0.03%)의 오름세에 힘입어 고양 아파트값은 작년 7월 이후 1년1개월간 이어지던 하락 행렬에 마침표를 찍었다. 파주도 이달 첫째주 -0.02%에서 둘째주 보합(0)으로 바뀌며 13개월 만에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경기도 전체 집값은 지난 6월 셋째주에 상승 전환했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용인, 평택, 화성과 서울과 가까운 과천, 광명, 하남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인 용인 처인구는 지난 3월 일찌감치 경기에서 처음으로 상승 전환한 후 21주째 오름세다. 화성·평택은 4월에, 과천·광명은 5월 반등에 성공했다.
고양과 파주도 하락을 멈추면서 경기 북부지역은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주시 동패동 ‘한울마을1단지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면적 109㎡ 중층 물건은 5월 8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10억7000만원으로 2억1000만원 뛰었다. 지난달 초 4억5000만원에 팔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무원6단지두산 전용 84㎡도 지난달 말 5억680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한 달 만에 1억1800만원 올랐다.
의정부(-0.08%)와 양주(-0.06%), 남양주(-0.02%) 등은 아파트값이 여전히 약세다. 경기 북부 중에서도 파주와 고양이 먼저 회복세를 보이는 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파주 운정에서 고양을 거쳐 서울역까지 연결되는 GTX-A 노선이 내년 개통될 예정이다. 의정부와 양주에도 GTX-C 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기 북부로 부동산 시장 온기가 완전히 확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기 남부권과 온도 차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경부 축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교통 개발 호재 등이 집중돼 있어 수도권이 남쪽으로 팽창하고 있다”며 “도시 자생력 차원에서 남북 간 격차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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