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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인구는 2020~2022년 7.5% 감소했다. 사람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지난 6월 객실 규모 1, 4위 호텔인 힐튼샌프란시스코유니온스퀘어와 파크55가 파산했다.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아서다. 또 메타, 스냅, 페이팔, 에어비앤비, 우버, 슬랙 등 수많은 기업이 떠났거나 사무실을 축소했다. 부동산 업체 CBRE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도심 사무실 공간의 31.8%가 비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엔 6%에 불과했다.
문제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의 마이클 모리츠 파트너는 지난 2월 뉴욕타임스에 ‘나 같은 민주당원도 샌프란시스코에 지쳤다’라는 글을 기고했다. 민주당에 15년간 1100만달러를 기부했다는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시 정부를 맘대로 주무를 줄 아는 작은 그룹의 민주당 동료에 의해 불구가 됐다”고 탄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민주당 일색의 도시다. 시는 시의회 없이 시장과 입법조직인 11명의 감독위원회에 의해 운영되는데 시장은 1965년 이후, 감독위원회는 1975년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만 구성돼 왔다.
일당 지배가 이어지다 보니 진보적 정책은 점점 더 극단으로 흘렀다. 2014년 시는 마약 소지를 중범죄에서 경범죄로 낮췄다. 2019년 지방검사가 된 체사 보딘은 마약 소지 등 경범죄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단속하는 건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조치로 여겼다. 2011년 절도 사건 범죄자의 약 70%가 체포됐지만 2021년엔 15%만이 체포됐다.
견디다 못한 시민들은 작년 6월 소환 투표를 통해 보딘 지방검사를 해임했다. 하지만 변화는 느리다. 샌프란시스코 정치인들은 소매업체가 문 닫는 건 온라인 쇼핑 확산 탓이고, 마약은 미국 전체의 문제이며, 노숙자와 절도는 원래 많았고, 폭력과 살인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둘러댄다.
경쟁은 경제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정치에도 경쟁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이다. 샌프란시스코를 보면 한 정당에 대한 맹신 그리고 정책 극단화가 도시 몰락을 부른다. 점점 더 양극화되고 그 끝단에서 팬덤으로까지 변질하고 있는 한국의 정당정치 문화를 걱정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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