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수확 체감의 법칙 때문이다. 수확 체감의 법칙은 생산 요소 투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적인 투입에 따른 산출량 증가분이 감소하는 것을 뜻한다.
중진국 함정은 중간 소득 단계에 이른 나라가 지속적 성장에 필수인 경제 구조 개혁에 실패한 결과다. 경제 개발 초기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부가가치 제조업을 육성해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인건비도 비싸지고, 더 이상 저임금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경제가 이 단계를 넘어 지속 성장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과 지식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많은 나라가 이런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간 소득에 머물거나 저소득 국가로 되돌아간다.
자본 투입에 의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치액은 10여 년째 연간 2000억달러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더구나 미국이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서방 기업들의 중국 투자에 제약이 많아졌다. 부채로 성장률을 떠받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부동산 부문의 위기 징후가 그런 사정을 말해 준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은 또 있다. 낮은 교육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가능인구 중 고졸 이상 학력자 비율은 28%로 OECD 평균 79%에 크게 못 미친다. 한국이 현재 중국과 비슷한 소득이었을 때는 고졸 학력자가 7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낮은 교육 수준이 경제 구조를 고숙련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였을 때 한국만큼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지 않았다. 후발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인 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은 유례없이 빠른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많은 부문에서 선진국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중국 경제 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앞에 놓인 4만달러의 벽은 더 높아질 것이다.
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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