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739억원을 원부자재 매입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상반기 CDMO 매출(1조1178억원)의 42%다. 미국 써모피셔·싸이티바, 독일 머크·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업체로부터 바이오의약품용 세포 배양에 필요한 배지, 정제에 필요한 레진과 필터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하면 원부자재 매입 비용은 5231억원에 달했다. 5년 전인 2018년(1024억원)의 다섯 배 수준이다. 올 들어 7개월 만에 사상 최대 수주 기록(2조3000억원)을 세웠지만 해외 소부장 기업으로 나가는 돈도 역대급일 전망이다. 셀트리온 역시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매출의 9%인 841억원을 원부자재 매입 비용으로 썼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 비율을 6%로 추산한다. 수출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이 99%, 반도체 소재가 50%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 중견 바이오기업 대표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해외에서 원재료를 공급받지 못하면 바로 셧다운되는 구조”라며 “소부장 국산화가 지지부진하면 국내 CDMO 대기업도 머잖아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