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 "윤리위 거쳐 기금 쓸 것"

입력 2023-08-22 18:52   수정 2023-08-23 01:13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은 “과거와 같은 정경유착 사태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를 막을 장치를 마련했기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부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고 아쉽다”며 “윤리위원회를 통해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등 예전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경유착의 한 축으로 낙인찍혀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 재계에서 위상이 추락했다. 그는 윤리위원회와 관련, “일정 금액 이상의 기금은 윤리위를 거쳐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정치인, 관료 출신이 없어야 정경유착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류 회장은 “저는 그 사람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본다”며 “‘정치를 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직업이나 배경에 얽매이지 않고 전경련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을 상근부회장, 윤리위원장 등에 선임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정치인 출신인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고문으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선 “이번엔 예외라 고문을 맡는 것이고 정치인 출신을 고문으로 쓰는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고 했다.

류 회장은 “(주요 직책을 선임하고 난) 6개월 후 다시 물어봐 달라”며 “오는 9월 둘째주께 상근부회장, 윤리위원회 구성원 5명 등을 발표할 텐데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경련 2인자인 상근부회장 자리에 외교부 출신 고위 공무원이 임명될 것이라는 논란에 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풍산의 재계 서열이 70위권이라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풍산이 큰 재벌이 아니라 중간에 있어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데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400여 개 회원사를 만나 상담하고, 앞장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김형규/강미선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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