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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에는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전통 공식이 깨지고 있다. 미국 채권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성장주 상승세가 가치주를 뛰어넘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이 고금리에 익숙해진 데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고금리를 넘어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 들어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증시의 연관성이 약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 긴축에 나서면 이를 반영해 채권 금리가 오르고 시중 유동성이 위축돼 증시가 조정받는다. 이때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는 실적이 탄탄한 가치주보다 하락폭이 큰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장세는 다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데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수익률은 가치주 중심의 지수 수익률을 웃돈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31.1%로, S&P500지수 상승률(15.5%)의 두 배 이상이다. 대표적 가치성장 지수인 러셀1000은 같은 기간 15.3% 올랐다.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귀도 발투센 팩터투자책임자는 “기준금리가 이미 충분히 높아져 채권 금리가 움직여도 성장주와 가치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크리스천 뮬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자산배분 리서치 책임자는 “AI가 기술주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며 “나스닥지수가 고금리에도 상승하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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