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한복판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우다가 체포된 30대 남성 A씨가 원래는 자해하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조사에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인질을 붙잡지는 않았으나 경찰과 대치하던 중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께 범행장소 맞은편 호프집에 혼자 들어가 2시간 넘게 술을 마셨고 가족과 직장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다만 A씨가 다른 사람과 시비한 정황이 경찰 수사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A씨가 양손에 든 흉기 2개와 가방 안에 있던 6개 등 모두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26분께부터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6층짜리 빌라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흉기를 들고 3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가 오후 10시5분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현장에 특공대원 21명과 강력팀 등을 투입했다.
A씨가 흉기로 자신의 가슴을 겨누며 자해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진압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로 설득한 뒤 제압했다.
A씨의 소동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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