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비난하는 야권과 그 지지자들을 향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국민과 싸우겠다는 말씀이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정 운영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있지 않겠냐"며 "국정 철학과 지켜야 할 가치 이런 걸 강조하신 말씀이고, 국민과 그런 (싸우겠다는) 이야기는 말씀의 취지를 달리 해석해서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나오는 비판이 대통령 말의 취지를 '곡해'한 것이라는 게 윤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연찬회 만찬에서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맹비난하는 야권과 일부 야권 극렬 지지자들을 겨냥해 "국회는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다.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며 "이번에 후쿠시마 (오염수) 거기에 대해 나오는 거 보라. 도대체 과학이라고 하는 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발전해나가는 것이지, 이거는 뭐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그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는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 1+1도 모르는 미개한 국민이 되는 건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 '반국가 세력'이 되는 건가"라며 "우리 국민과 싸우겠다는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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