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로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3~4인 가족이 살기 가장 적합한 면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13년 전체의 33.6%에서 지난해 41.0%로 7.4%포인트 늘었다. 2인 가구(20.3%→24.2%)도 증가했지만, 3인 가구(18.6%→16.9%)와 4인 이상 가구(27.5%→17.8%)는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전세 사기 우려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다. 전용 85㎡ 미만에 60% 추첨제가 도입된 것도 분양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인기를 키웠다. 이 같은 요인이 겹쳐 올해 1~7월 전국 전용 60㎡ 이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13.0 대 1)이 전용 60~85㎡(7.0 대 1)와 전용 85㎡ 초과(9.1 대 1)를 웃돌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전용 51㎡와 59㎡만 공급됐다. 올 들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분양한 성동구 ‘청계 SK뷰’도 1순위 청약에서 전용 59㎡ 타입이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상대적 희소성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용 41~60㎡ 거래량은 12만1897건으로, 전용 61~85㎡(12만497건)보다 많았다. 전용 41~60㎡ 거래량이 전용 61~85㎡를 제친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매매가와 분양가가 계속 뛰고 있다. 대형보다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전용 60㎡ 이하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도 서울 기준 전용 59㎡ 아파트의 3.3㎡당 시세가 전용 84㎡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수요자가 같은 값이면 조금 좁더라도 입지가 좋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서울 핵심지역의 소형 아파트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외제차와 명품 선호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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