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 너무 올랐네요."
지난 3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말이다.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 자영업자는 "17평인데 전기요금이 월세(72만원)보다 높다. 지난달 전기 요금이 77만8180원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을 본 한 자영업자도 "저희는 8평인데도 58만원가량 나왔다"며 "그것도 내부가 그렇게 시원한 것도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자영업자도 "10평 원래 30만원정도 나왔는데 이번에 48만원이 나왔다"며 "많이 오르긴 했다"고 공감했다.
지난 8월 연일 계속된 무더위로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기 요금에 시름을 앓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거래소에서 이뤄진 전기 거래량은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많은 5만1000여기가와트시(GWh)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전력거래소의 월간 전기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것은 8월이 처음이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달 월평균 최대 전력 수요 역시 82.73GW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당장 9월부터 자영업자들이 내야 할 8월분 전기요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 이후 전기요금은 세 차례에 걸쳐 1킬로와트시(kWh)당 28.5원 인상됐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가령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져 전기 사용량이 20% 늘었다면, 이달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73.4% 급증한 11만5640원을 내야 하는 상황.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요금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전체적인 사용량이 늘면 1kWh당 요금이 높게 매겨지는 상위 누진 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기요금 인상과 더위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로 자영업자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한편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아직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저렴한 수준으로, 한전은 2021년 이후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팔아 47조원대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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