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점유율 고작 1%인데…반도체 시장 흔드는 '이것'

입력 2023-09-05 15:13   수정 2023-09-05 15:28


AI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반도체 시장을 흔들고 있다. 하반기 들어 주춤한 주가 흐름을 보여줬던 반도체 업종이지만, HBM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업체나 후공정에 관여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HBM과 연관성이 약한 소재 업체 등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BM 생산에 필요한 '듀얼 TC본더'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는 최근 1개월 사이 25.21% 올랐다. HBM은 기존 D램을 수직으로 중첩해 고성능을 내는 차세대 반도체를 뜻한다. TC본더는 수직으로 쌓은 D램 칩을 열압착을 통해 웨이퍼에 붙이는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1일 SK하이닉스에 416억원을 수주하는 등 관련 분야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다른 관련업체들도 상승세다. HBM 패키징을 하는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개월 사이 52.85% 뛰었고, HBM 후공정 과정에서 쓰이는 레이저커터를 생산하는 이오테크닉스는 9.16%% 올랐다. HBM 생산후 찌거기를 제거하는 장비를 만드는 피에스케이홀딩스도 이 기간 10.65% 상승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HBM과 연관성이 높을 수록 투심이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반도체 업종이라도, HBM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약한 분야에서는 주가 부진이 나타났다. 반도체 소재 기업 한솔케미칼은 지난 1개월 사이 9.19% 주가가 하락했다. 반도체 소부장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투심이 약화되며 주가는 부진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소재업체 레이크머티리얼즈 역시 같은 기간 5.25% 하락했다.

증권가는 HBM의 영향력이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에 불과하지만, 투자 측면에서는 반도체 시장 자금 수급을 결정하는 거의 유일한 '재료'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PC, 데이터 센터 등 기존 메인 수요의 반등은 아직 요원하다"며 "HBM 성장에 따른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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