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갤럭시 생산 허브"…삼성, 애플·샤오미 제치고 1위

입력 2023-09-05 18:25   수정 2023-09-13 20:33


지난달 14일 인도 수도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 입국장은 전체가 삼성전자 광고판이었다. ‘갤럭시 Z플립·폴드5’ 광고로 도배돼 있었다. 뉴델리 도심 쇼핑몰의 대형 옥외광고, 지하철·버스 광고 등에도 끊임없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인도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은 뉴델리 도심에서 약 22㎞ 떨어진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한다. 노이다엔 기술 개발 조직인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연구소도 들어서 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노이다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수성의 핵심 거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삼성전자 노이다 R&D센터에서 연구원들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할 ‘안드로이드 14’ 기반 운영체제(OS) 개발 작업에 한창이었다.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개발 과제 중 인도 내 다섯 개 R&D센터가 참여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전 세계 R&D센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도가 R&D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배경엔 우수한 정보기술(IT) 인재들이 있다. 인도엔 세계 0.04%의 수재만 입학하는 인도공과대(IIT) 등 IT 인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에서 근무하는 R&D 인력은 1만 명으로 생산직(8000명)보다 많다.

인도는 삼성전자의 생산 거점 역할도 한다. 노이다 공장에선 최대 연 1억2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매년 3억 대가량의 스마트폰을 출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에서 전체 물량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995년 4000만달러를 투입해 노이다에 생활가전 공장을 지으며 인도에 진출했다. 초기엔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파트너사 지분을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에 베팅했다.

2010년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핵심 생산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태동하기 시작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피처폰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인도에선 그제야 피처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본사를 설득해 기존 피처폰 생산 물량 대부분을 노이다 공장으로 가져왔다. 삼성전자가 인도 휴대폰 시장 1위에 올라선 비결이다.

2016년 인도에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자 삼성전자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7억달러를 투자해 노이다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능력을 두 배 늘릴 것을 지시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한 뒤 내린 결정이었다. 모디 총리는 이후 주요국 정상을 만나 투자 유치를 설득할 때 노이다에서 생산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메이드 인 인디아 제품”이라고 강조한다는 게 외교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에도 위기가 있었다. 2019년 중국 기업인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와 비보 등에 인도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맞춤형 마케팅으로 맞불을 놨다. 2020년 인도 특화 스마트폰인 ‘갤럭시F’ 시리즈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인도 인구의 평균연령이 29세로 젊다는 점을 감안해 온라인 판매에도 주력했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Z 시리즈 등의 현지 생산 비중도 높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세 분기 연속 1위를 수성한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366달러(약 47만원) 이상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애플을 밀어내고 1위(점유율 34%)를 했다.

노이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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