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 광교2동행정복지센터 민원대 위에 기부천사가 높고 간 5만원권 현금 1000장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가정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내용이 적힌 손 편지.수원특례시 제공
수원특례시 광교2동행정복지센터에 민족 대명절인 추석를 23일 앞둔 6일 오전 9시 30분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여성 기부천사가 방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가정을 위해 써달라는 손 편지와 함께 거금 5000만원을 기부하고 홀연히 자리를 떠 화제다.
이 기부천사는 신분이 공개되는 것을 감추려는 듯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광교2동행정복지센터로 들어왔다.
중년 여성으로 추정되는 이 기부천사는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와 복지행정팀 민원대 위에 종이봉투를 올려놓고,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봉투를 열어 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누군가가 부주의로 거금을 잃어 버리고 갔다는 생각에 곧 바로 전화 수화기를 들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잠시 후, 두 겹으로 된 하얀 봉투 안에는 고무줄로 꽁꽁 싸맨 5만원권 지폐 1000장 뭉치와 기부천사의 손 편지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성스럽게 쓰인 기부천사의 편지에는 “생활비에서 아껴 여러 해 동안 적금을 들어 5000만 원을 만들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여러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편지를 확인한 직원들은 기부천사의 행방을 찾기 위해 밖으로 뛰어 나갔지만 이미 떠난 뒤였다. 이어 센터의 CCTV를 확인했지만 차도 가져오지 않아 차량번호도 확인할 수 없었다.
정숙미 광교2동 행정민원팀장은 “간식을 두고 가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는데, 큰돈이 들어 있었다”며 “기부자가 누구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익명의 기부자가 두고 간 성금을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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