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면에서도 기존과 차이가 두드러진다. 학제 간 연구가 가능하도록 전공이 다양한 교수(연구원 포함) 53명이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한국’ 클러스터의 첫 번째 보고서를 내기 위해 전·현직 외교관 1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도 차별점이다.
첫 보고서에는 화제를 일으킬 만한 주장이 여럿 담겼다. 개천절 대신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1948년 제헌헌법이 우리 정체성의 재정립에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선시대 주요 인물로 도배된 지폐 초상화를 바꾸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소중화(小中華) 사상이 지배하던 조선이 아니라 신라와 고려시대 해상무역 전통을 우리의 뿌리로 삼아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한국이 세계 인재의 등용문으로서 글로벌 과학기술의 허브가 되려면 과도한 민족 정체성을 버려야 한다는 게 논지다.
보고서 발간을 맡은 손인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해상 강국이던 영국을 비롯해 ‘기업 국가’를 자처한 과거 베네치아의 개방적 네트워크가 벤치마킹 모델”이라며 “사유와 포용의 그릇이 큰 나라로서 초일류 강대국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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