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국가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7일 오전 8시42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우주센터에서 대형 우주선 ‘H2A 47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H2A 47호는 예정된 궤도까지 상승해 장착한 관측 위성 ‘크리즘’과 소형 달 착륙선 ‘슬림’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 일본은 첫 번째 3세대 대형 우주선인 ‘H3’ 발사에 실패한 뒤 모든 우주선의 발사를 연기했다. 이날 발사된 H2A 47호는 2세대 대형 우주선인 H2의 47번째 모델이다. H2는 98%라는 세계 최고의 발사 성공률을 자랑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연내 H3 발사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H2A 47호의 발사 성공은 일본이 반년 만에 우주 프로젝트를 재개했다는 점 외에 달 착륙 프로젝트를 수행할 탐사선 슬림을 장착한 점 때문에 더 주목받았다.
슬림은 내년 1~2월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성공하면 일본은 러시아(옛 소련)와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국가가 된다.
슬림은 착륙 오차를 100m 이내로 줄이는 ‘핀포인트 착륙’에 도전한다. 기존의 달 착륙에는 수㎞의 착륙 오차가 발생했다. JAXA 관계자는 “미국 기업 등도 핀포인트 착륙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정대로라면 슬림이 세계 최초로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한 달 탐사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슬림은 높이 2.4m, 폭 2.7m, 무게 200㎏의 소형 우주선이다. 카메라로 달 표면을 촬영해 착륙 궤도를 자동 계산한다. 스펀지 형태의 다리로 착륙의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경사면에도 착륙이 가능하다. 슬림에는 달 표면을 이동하면서 탐사할 수 있는 초소형 탐사기 두 대를 싣고 있다.
일본의 달 착륙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11월에는 JAXA의 우주선 ‘오모테나시’가, 지난 4월에는 스타트업인 아이스페이스의 우주선 ‘하쿠토-R’이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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