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새로 고용하는 매장 내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임금 체계를 도입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는 온라인 쇼핑 부서 등의 신입 직원 임금을 다른 부서보다 높게 책정했지만, 최저임금에 맞춰 매장 내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 체계를 손봐 지난 7월 중순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근로자의 급여는 삭감하지 않을 전망이다.
월마트는 미국에서만 16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유통 공룡’이다. 올초만 해도 월마트는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최저시급을 평균 12달러에서 14달러로 올렸다. 경쟁사인 아마존과 타깃이 15달러를 제시하며 인력 쟁탈전을 벌이는 데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월마트가 이번에 임금 체계를 조정한 건 고용시장에서 근로자 우위 현상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고용주들이 근로자를 확보·유지하기 위해 인건비를 더 이상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바숙 알리스파트너스 컨설턴트는 “소매업체들이 연말 쇼핑 기간에 소비 침체를 예상해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월마트의 움직임은 유통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소매회사인 어플라이언스 팩토리 앤드 매트리스 킹덤은 지난해만 해도 시간당 20달러를 주고 행정직원을 채용했지만, 최근엔 시간당 18달러로 시급을 조정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미국의 고용 열기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8%로 작년 2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7000개 증가했는데, 지난 12개월 평균 증가 폭(27만1000건)을 밑돌면서 노동시장 과열이 둔화하는 징후를 보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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