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은 10일(현지시간) 사우디 송·변전 건설 전문기업 알 지하즈와 678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주한 물량은 네옴시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알 지하즈가 사우디 북부 지역에 새롭게 구축하는 마운틴 변전소에 납품된다. 이 회사는 변전소 구성에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 고압차단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를 2025년 2월까지 패키지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용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친환경 미래 도시 건설 사업이다. 마운틴 변전소는 알 지하즈가 네옴시티에 건설하는 두 번째 변전소다. 사우디 정부가 친환경 발전 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이 추가로 전력기기를 납품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 회사 주가는 11일 6.86% 오른 6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총 전력 생산량을 120GW로 확대한다.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58.7GW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주 목표를 두 번이나 상향했다. 올초만 해도 19억4800만달러를 목표로 정했으나 26억3400만달러로 높였다가 최근 31억8600만달러(약 4조1000억원)로 조정했다. 연초 대비 63.5% 늘어난 규모다. 사우디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다. 이미 상반기 2조6000억원어치를 수주한 데다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대규모 계약을 앞두고 있어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전력사들이 변압기를 잇따라 주문하며 이 회사의 미국 앨라배마공장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다. 연초보다 약 10% 인력을 더 뽑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공장만으로는 넘쳐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 울산 변압기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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