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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퀄컴과의 5G(5세대) 모뎀칩 공급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 아이폰이 수년간 공들여온 자체 모뎀칩 개발 작업이 부진을 겪고 있다는 해석이다.
11일(현지시간) 퀄컴은 애플이 2026년 출시할 스마트폰까지 모뎀칩 납품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퀄컴은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전 계약과 비슷한 조건에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2019년 애플에 5G 모뎀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당초 올해 종료될 예정으로 아이폰 15 시리즈가 퀄컴 칩이 탑재되는 마지막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애플 실리콘’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자체 칩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19년 인텔의 스마트폰 칩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맥 제품들에 내장되던 인텔 프로세서를 자체 설계한 ARM 기반 제품으로 바꿨다.
그러나 퀄컴을 능가하는 모뎀칩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모뎀칩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중에서도 개발하기 어려운 반도체로 꼽힌다. 5G 모뎀칩은 구형인 3G 및 4G 네트워크에도 빠르게 연결돼야 한다. 퀄컴은 글로벌 모뎀칩 시장의 절반을 장악한 선두주자로 삼성전자와 대만 미디어텍이 뒤쫓고 있다.
애플과의 계약 연장 소식에 11일 퀄컴 주가는 3.9% 상승했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퀄컴이 지난해 애플에 판매한 모뎀칩 매출은 72억6000만달러(약9조6250억원)로 추산된다. 다만 이날 퀄컴은 2026년에는 전체 아이폰 중 20%에 자사 칩을 납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이 자체 칩 개발에 주력하는 점을 의식해 보수적인 관측을 내놨다는 평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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