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20년 국내 처음으로 선수금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 4월 선수금 2조원을 돌파한 유일한 상조업체다. 보람상조, 대명스테이션 등 1조원대 선수금을 보유한 2위권 업체와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합종연횡’ 전략으로 몸집을 키운 프리드라이프가 매물로 나오면서 상조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영업수익) 1829억원, 영업이익은 308억원을 기록했다. 외견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적은데도 조 단위 몸값이 거론되는 것은 상조업체의 기업가치와 현금 창출 능력이 선수금 규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선수금은 가입자가 장례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업체에 미리 지급하는 돈이다. 가입자는 가입 시 장례 비용을 미리 확정하고 10여 년에 걸쳐 분할 납부한다. 매출은 고객들에게 향후 상조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한다.
현행 규제상 상조업체들은 선수금의 50%는 은행 또는 공제조합에 맡기고 나머지는 부동산 및 금융 상품에 투자한다. 고객 보험료를 운용하는 보험사와 비슷한 사업 구조다. 프리드라이프는 회사채 투자 및 펀드 출자 등 자산 운용을 통해 지난해 442억원의 금융수익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24.1%에 달한다.
갈수록 투명한 자금 운용과 전문적인 서비스를 갖춘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상조 서비스의 전체 가입자 수는 833만 명, 총선수금 규모는 8조3890억원으로 집계됐다. VIG파트너스가 시장에 진입한 2016년과 비교하면 가입자 수, 선수금이 각각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300여 개에 육박했던 업체 수도 지난해 말 74곳으로 줄었다.
프리드라이프 인수전에는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경쟁업체 및 국내외 PEF들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대기업의 시장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보험업계는 상조 시장 진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상조시장 진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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