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샤넬 팔아 24억 챙겼다…패션 인플루언서 '철창행'

입력 2023-09-14 14:16   수정 2023-09-14 15:10



샤넬 프라다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옷과 신발 등을 베낀 모방·위조품 2만여점, 정품가액 344억원 어치를 만들어 유통시킨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디자인 관련 법 위반으로는 첫 구속 사례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검은 누적 방문자수 1400만명의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H사 대표 박모씨(34)를 디자인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H사 임직원 7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2020년 11월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다. 인지도를 높인 뒤 법인을 설립했다. 유명 브랜드 옷과 패션소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뒤 자신들의 브랜드를 붙인 모방품을 먼저 판매했다.


의류는 서울 동대문 일대 협력업체에서 제조했다. 귀금속은 종로, 신발은 성수동 제화거리에서 만들었다. 도매는 해외 업체에 맡겼다. 마케팅과 고객상담, 제품사진 후보정 등을 하는 직원들도 다수 고용했다. 이후 박씨는 단골 손님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전환했다. 회원들에게는 유명 브랜드의 로고까지 베낀 위조품을 판매했다.

이 기간 박씨가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3년간 총 24억3000만원이다. 박씨는 서울 강남구 소재 고급 빌라에 거주하며 고가의 슈퍼카를 운행했다. 일상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구독자를 늘리는 등 추가 범죄를 도모했다.

특허청은 작년 12월 피해기업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했다. 조직적 디자인 범죄를 인지하고 지난 3월 기획수사로 전환했다.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범죄수익환수팀과 공조해 박씨의 금융계좌를 동결하고 부동산 등 범죄수익을 압류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능화되는 지식재산권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국고로 환수하며 범죄 동기 및 유인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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