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도 90弗 넘어섰다…美인플레 공포 '재점화'

입력 2023-09-15 18:15   수정 2023-09-1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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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에다 역시 산유국인 리비아의 대홍수가 겹치며 공급 우려가 커져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의 종가는 배럴당 90.16달러로 전날 종가보다 1.85%(1.64달러) 상승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장보다 1.98%(1.82달러) 오른 배럴당 93.70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주요 원인은 공급 감소다. 사우디·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리비아에서 홍수가 일어나면서 원유 수출량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요는 예상보다 강하다. 항공유의 경우 중국이 여행 제한을 풀면서 소비량이 급증해 코로나19 팬데믹 전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같은 달 항공유 소비량이 팬데믹 이전의 60%에도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강한 수요 회복세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작년 6월(0.9%)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 디젤, 항공유 등 석유 제품 가격이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7%를 기록하며 7월(3.2%)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시장에선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더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Fed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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