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의 종가는 배럴당 90.16달러로 전날 종가보다 1.85%(1.64달러) 상승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장보다 1.98%(1.82달러) 오른 배럴당 93.70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주요 원인은 공급 감소다. 사우디·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리비아에서 홍수가 일어나면서 원유 수출량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요는 예상보다 강하다. 항공유의 경우 중국이 여행 제한을 풀면서 소비량이 급증해 코로나19 팬데믹 전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같은 달 항공유 소비량이 팬데믹 이전의 60%에도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강한 수요 회복세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작년 6월(0.9%)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 디젤, 항공유 등 석유 제품 가격이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7%를 기록하며 7월(3.2%)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시장에선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더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Fed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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