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사라진 두 장관…"시진핑 인사 검증 능력에 의문"

입력 2023-09-17 15:03   수정 2023-09-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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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상푸 국방장관과 친강 전 외교장관 등 고위직이 잇따라 자취를 감추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모두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발탁한 인사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인사 검증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의 정치 교육 관련 회의에는 7명의 위원 중 3명이 불참했다. 참석자는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과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장성민 기율위원회 서기 등 4명이다.

중앙군사위 위원 중 한명인 리 장관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 기조연설 이후 3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 등도 이번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리 장관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리 장관과 관련된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며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 (중국과)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 장관과 친 전 장관 모두 시 주석이 발탁했다면서 과거와 달리 시 주석이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특히 중앙군사위 기율감찰위원회는 7월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과 로켓군 정치위원 쉬중보를 갑자기 해임하기도 했다.

리 장관은 2018년 러시아 무기를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었지만, 올해 3월 인민해방군 얼굴 역할을 하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년 간 로켓군의 예산이 확대됐으며 무기 구매 과정에 횡령, 뇌물 등이 종종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반면 시 주석이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자신이 발탁한 인사를 내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라일 모리스 연구원은 “중국에 고위 간부 인사 검증을 하는 대규모 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일은 시 주석에게 당혹스러운 상황이고 중국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역설적으로 임기 초에도 누군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시 주석의 힘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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