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 여행을 계획한 A씨는 여행사를 통해 인천~호놀룰루 왕복 항공권 3매를 구매하고 538만2000원을 결제했다. 몇 시간 후 A씨는 예약이 잘못된 사실을 알고 취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는 항공사 취소 규정에 따라 124만6200원만 환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와 같이 추석 연휴가 포함된 9~10월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가 꾸준히 접수돼 한국소비자원이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항공권과 택배, 상품권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접수된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사례는 1162건으로 지난해 연간 접수 건(5919건)의 19.6%를 차지했다.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도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피해 상담건수(5919건)는 전년(2051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9~10월 피해상담(1162건)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388건)의 세 배 수준에 달했다.
대표적인 유형은 항공권 취소 시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거나 항공기 운항이 지연·결항돼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항공사가 배상을 거부하는 사례가 꼽혔다. 최근 3년간 발생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중 '계약해지 관련 내용'이 68.5%(2,867건)로 가장 많았고, ‘계약불이행’ 23.7%(994건)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권 구매 전 항공권 판매처의 취소·환급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여행지 또는 경유지의 출입국 규정 변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필요 서류 및 사전 허가 등을 모두 갖춘 후 항공권을 구입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출국일 전 항공편의 일정 변경을 구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자주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위탁수하물 피해 발생 시 즉시 공항 내 항공사로부터 피해 사실 확인서 등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올해는 6일의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사전에 여행지의 출입국 정책을 알아보고, 취소수수료 등 환급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9~10월에는 택배와 상품권 관련 피해도 빈번했다. 지난해 9~10월 택배 관련 피해가 320건 발생해 연간 피해의 17.8%를 차지했고, 상품권 관련 피해도 연간 피해의 11.7%인 377건이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3명 중 2명 이상이 올해 추석 연휴 여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후 처음 맞는 장기간의 연휴로 해외여행 수요가 여름철을 웃돌 정도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해외여행 예약건수는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7말·8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행사에서 추석 연휴가 낀 9월 29일~10월 6일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건수는 올해 여름 성수기(7월 26일~8월 4일) 예약건수보다 25.6%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역별로는 동남아가 44%로 가장 많았고 일본(26%), 중국(11.4%), 유럽(10.3%) 순이었다. 긴 연휴를 활용하려는 유럽 사전 예약률이 높게 나타났고, 출발일이 임박해서는 동남아, 일본 중심으로 예약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와 '호텔스닷컴' 등 주요 숙박·여행 플랫폼이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3명 중 2명 이상이 올해 추석 연휴 여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가 지난 1~3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실제 추석 황금연휴에 여행 계획이 있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71.5%가 '여행을 떠난다'고 답했다. 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88.3%는 국내로, 11.7%는 해외로 여행을 간다는 문항을 골랐다.
앞서 진행된 호텔스닷컴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직장인 3명 중 2명은 올해 추석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스닷컴이 최근 3년 동안 1회 이상의 국내외 여행 경험이 있는 만 25~65세 한국인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5%가 '이번 추석 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