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7.14212997.1.jpg)
프리챌의 유료화 시도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수익모델 실패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수많은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이 생겨났지만, 프리챌의 전철을 밟는 곳은 없다. 기껏해야 광고 또는 커머스 수수료를 챙기는 게 고작이었다. 검색광고로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조차 서비스 자체를 유료화한 적은 없다.
똑닥이 이용자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료화를 결정한 것은 누적 적자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서였다. 외부에서 조달한 수백억원의 현금은 바닥을 드러냈고 서비스 중단까지 검토했다. 이 회사는 2017년 서비스 론칭 이후 서버 비용 등으로 매년 50억~8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맘카페 등에선 볼멘소리가 잇따랐다. ‘예약·접수 기능만으로 구독료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 ‘병원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면서 왜 소비자에게 돈을 받나’ 등의 불만이었다. 환자들을 다시 소아과 오픈런으로 내모는 것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공짜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내라는 요구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똑닥의 서비스 유료화가 안착하면 다른 헬스케어 서비스의 유료화 시도가 탄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넷플릭스처럼 헬스케어 서비스 콘텐츠도 제값을 받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똑닥이 프리챌의 전철을 밟게 되면 어떨까. 육아맘들은 소아과 오픈런에 다시 내몰리고 병원은 대기 환자들로 더 북적거릴 것이다. 병원 예약 서비스는 돈이 안 된다는 게 입증된 만큼 똑닥을 대체할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피해는 환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커피 한잔 값도 안 되는 1000원의 마술이다. 헬스케어산업에도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는 시장 논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이용자도, 기업도 공생할 수 있다는 걸 똑닥이 다시 일깨워준 셈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