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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교세라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 제목이다. 이 책에서는 ‘세상에 태어나 한 번뿐인 삶인데, 정말 가치 있게 살아왔는가?’ 라고 묻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통치약이며, 고난을 이겨내고 인생을 새롭게 바꾸어주는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일은 스스로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말도 한다.
과연 그럴까? 노동을 나타내는 ‘labor’는 땀을 흘리고 힘들다는 어원에서 시작된 것이며, 일은 책임을 수반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므로 빨리 덜어내야 하는 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노동자가 다른 사람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비자주적인 노동을 하며 먹고살기 때문이리라. 자신이 계획한 일을 자발적으로 하며 또 그 일이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신나고 재미있겠지만 기업이나 다른 사람에 예속돼 시키는 일만 하다보면 자칫 자신이 ‘돈 버는 기계’로 전략한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바치는 ‘회사인간’이 되는 것을 기꺼이 선택한다. 그런데 정년 60세를 잘 마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공무원을 제외하면 10% 미만이다. 일반 기업에서 실제 퇴직하는 나이는 48세~53세가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삼팔선(38세가 되면 그만둘지 계속 다닐지 선택),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다니면 도둑), 육이오(62세까지 다니면 오적)라는 가슴 아픈 신조어가 만들어졌겠는가.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30대 후반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수억 원(5억~11억원)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퇴직연령이 낮아진 것을 입증한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치킨집이나 커피숍, 식당 등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이곳도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새 직장을 구한다 하더라도 급여나 복지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니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정년까지 잘 버티며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일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스스로 바꾸어야 한다. 시키는 것만 한다는 생각으로 정년까지 살아남기는 불가능하다. 주어진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갈고 닦는 과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루하루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과도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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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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