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9개월 만에 연 7%를 넘어섰다.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전망 속에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00~6.469%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연 3.830∼6.250%)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219%포인트 뛰었다. 고정형 주담대 지표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연 4.301%에서 연 4.471%로 0.17%포인트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로 꾸준히 오르던 은행채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20일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같은 날 연 4.270∼7.099%로 지난달 말보다 금리 상단이 0.130%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연 7.099%)는 지난해 12월(연 7.60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연 3.50%)를 밑돌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연 4%대로 반등하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채권시장 경색 탓에 연 4~5%를 웃도는 금리로 조달한 예금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의 조달비용(코픽스 지수) 증가로 이어져 주담대 변동금리를 더 끌어올리게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연말까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났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보다 1조6419억원 늘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이달엔 20여일 만에 전달 증가 폭(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주담대가 1조8759억원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지난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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