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증시…믿을 건 반도체·AI·바이오·로봇株"

입력 2023-09-24 18:20   수정 2023-09-25 01:24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국내 증시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4분기 투자 전략을 주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100여 명에게 물었다. 보수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적인 대형주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시장 주도 테마로 미래 성장산업을 선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2차전지 주식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이 4분기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2차전지 조정”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국내 18개 주요 운용사 소속 공·사모 펀드매니저 102명을 대상으로 ‘4분기 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시행했다. ‘올해 4분기 시장을 주도할 업종·테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61.8%의 응답자가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으로 4분기에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주도 업종으로 인공지능(31.4%)을 꼽았다. 바이오(20.6%), 로봇(16.7%),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15.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정 우려가 높은 업종·테마로는 2차전지를 꼽았다. 62.7%의 응답자가 조정을 예상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가 상승을 이어가려면 어느 정도 실적 증명이 필요한 시점인데, 그동안의 과도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실적을 보여주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열 명 중 한 명은 로봇(15.7%), 자동차(13.7%), 바이오(11.8%), AI(11.8%) 등의 업종도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로봇, 바이오, AI의 경우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 셈이다.
4분기 코스피 2400~2700 전망
‘4분기 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변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미국 금리’란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6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반도체 업황’(36.3%), ‘중국 경기’(30.4%), ‘상장사 실적’(21.6%), ‘미국 증시’(18.6%), ‘미·중 갈등’(14.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4분기 코스피의 ‘상단’을 묻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45.1%가 2600~2699선을 예측했다. ‘2700~2799’는 26.5%, ‘2500~2599’ 12.7%, ‘2800~2899’ 8.8%였다. 반대로 ‘하단’을 묻는 질문엔 ‘2400~2499’가 40.2%로 가장 많았다. ‘2300~2399’ 25.5%, ‘2500~2599’ 17.6%, ‘2200~2299’는 11.8%였다. 설문조사 결과대로라면 코스피지수가 2400~2700에서 움직일 것이란 얘기다.

이 기간 주식투자 목표수익률을 묻는 항목에는 43.1%의 응답자가 ‘1~5%’라고 답했다. ‘6~10%’는 41.2%, ‘11~15%’는 10.8%였다. ‘1% 미만’이라고 한 응답자는 2.9%였다.

4분기 펀드의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냐는 질문엔 ‘주식 비중을 유지하겠다’(46.1%)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중 확대 28.4%, 비중 축소는 14.7%였다. 올 4분기에 주식 비중을 유지하겠다거나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6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증시를 ‘상저하고’로 봤던 증시 분위기와는 차이가 크다.

4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실적 전망에 대해선 작년과 비교해 ‘0~5% 성장’(33.3%) 예상이 가장 많았고, ‘5~10%’(22.5%), ‘-10~0%’(20.6%), ‘10~20%’(12.7%) 순이었다.

자산군 수익률 비교를 묻는 항목에선 대형주, 코스피, 가치주, 미국주식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국내 대형주와 소형주 중에선 84.5%가 대형주를 꼽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중에서는 코스피(84.5%), 국내 성장주와 가치주 중에서는 가치주(53.4%)의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미국 중국 등의 지역을 비교했을 때 한국과 미국 중에서는 미국(68%), 한국과 중국 중에서는 한국(75.7%), 미국과 중국 중에서는 미국(81.6%)이 더 나은 투자처라고 답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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