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퇴직연금 납입액만큼 지원…가입률 90% 육박"

입력 2023-09-24 18:27   수정 2023-09-25 11:10

“2012년 ‘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 도입 후 퇴직연금 가입 비율이 그해 55%에서 2021년 88%로 높아졌습니다.”

영국 노동연금부(DWP) 청사인 런던 캑스턴하우스에서 지난 8일 만난 안드레아스 프리처드 DWP 연금정책 대변인(사진)은 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에 대해 “영국 정부는 이 제도가 매우 성공적으로 사회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은 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를 2012년 큰 사업장부터 시작해 작은 곳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했다. 22세 이상~66세 미만 등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취업과 동시에 이 제도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당근책을 함께 제공했다. 가입자가 자기 연 근로소득에서 최저소득을 제외한 금액의 4%를 연금에 납입하면 고용한 기업과 정부가 각각 3%,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납입해주도록 했다.

가입자가 원하지 않으면 납입을 중단할 수 있지만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었다. 가입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서면으로 중단 의사를 밝히게 했고 매 3년마다 다시 자동가입되기 때문에 그때마다 재차 중단 의사를 밝히도록 했다. 이 절차를 거쳐 기어코 중단한 사람은 기업과 정부의 매칭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영국 정부는 이 점에 근거해 “탈퇴하면 임금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홍보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등을 위해선 퇴직연금 수탁 공공기관인 NEST(국가퇴직연금신탁)를 신설했다. 자동가입 제도 도입 당시 정부가 "금융사가 대기업에 대해서는 퇴직연금 수탁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겠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NEST의 최근 5년 연 평균 수익률은 8.7%에 달한다. 수익률이 높은 건 NEST가 독립적이고 유연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금형'으로 설립된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국에선 은퇴 후 집을 마련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영국 연금정책연구소(PPI)에 따르면 65세 이상 잉글랜드 거주자의 주택 소유율은 2003~2004년 71%에서 2020~2021년 8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층의 주택 소유율이 71%에서 65%로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소유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가운데 고령층의 주택 소유 비율만 올라간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연금으로 노후 자금을 확보한 후 은퇴 뒤 교외에서 집을 마련하는 노인이 늘고 있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런던=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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