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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30~40대가 코로나19 때만큼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청년층에선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다른 한편에선 취업 포기자나 다름없는 그냥 쉬는 인구도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하강에도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는 원인 중 하나가 고용률이나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냥 쉬는’ 인구 증가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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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로 고용한파가 몰아쳤던 2020년(58만9000명)과 2021년(58만1000명)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전인 2018년(39만4000명)이나 2019년(49만 명)과 비교하면 각각 43.1%와 15.1% 늘었다. 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에선 코로나19 때에 맞먹을 만큼 그냥 쉬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중대 질병이나 육아, 가사, 통학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무직으로 지내고 있지만 딱히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지난달 기준 ‘쉬었다’고 답한 15~29세 청년층도 40만4000명에 달했다. 전월(40만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40만 명을 넘었고, 5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15~29세 청년층과 30~40대를 합치면 사실상 취업포기자가 96만8000명으로 100만 명에 육박한다. 매년 8월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은 건 코로나19 때인 2020년과 2021년뿐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 시장에서 경력직이나 수시 채용이 선호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대기하게 되는 상황이 많아졌다”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다리다 보니 구직활동 없이 쉬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기가 침체되고 하반기 경기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데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 급증’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을 뿐 아니라 핵심 산업인 제조업 취업 비중이 높은 30~40대에서 구직 포기자가 코로나19 때만큼 늘어난 건 향후 고용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고용률과 실업률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대기업 취업 시장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에 올 하반기 대학 졸업자 신규 채용 계획을 물은 결과 10곳 중 6곳은 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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