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회사) 기업인 TSMC의 일본 진출을 계기로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새로 짜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 도쿄오카공업 등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업체들이 잇따라 새 공장 건설 및 기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재 기업 가운데 하나인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포토레지스트(감광재)용 고분자소재를 생산하는 신공장을 이르면 2024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데 필수적인 소재다. 세계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은 불순물이 적은 고품질 고분자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공장 한 곳에서 고분자소재를 전량 생산해 왔다. 미쓰비시케미컬이 수십억엔을 들여 건설할 예정인 신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 후보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규슈 후쿠오카현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현은 TSMC의 일본 공장이 들어서는 구마모토현의 인근 지역이다.
세계 최대 포토레지스트 생산 기업인 도쿄오카공업도 TSMC의 진출을 계기로 후쿠오카현과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은 TSMC의 일본 진출로 자국내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어서다. 일본의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를 경제 안전보장상 중요한 물자로 지정하고 자국 생산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의 새 경제대책에도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이 담겼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 대표 기업 8곳과 함께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까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과 맞먹는 수준의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