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특허청이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알리바바그룹과 쇼피, 라자다, 토코페디아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 한국 브랜드 제품 피해 추정액(거래액)이 6조12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체 피해 추정액 1조1242억원보다 444.8%(5조7억원) 급증한 규모다.
최근엔 베트남 전자상거래업체 쇼피의 한국산 짝퉁 판매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피해 추정액은 4011억원 선이었지만 올 7월까지 4조4043억원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인기가 많은 라자다를 통한 피해액은 같은 기간 5095억원으로 추정됐다. 동남아 위조품 판매 급증으로 한국산 짝퉁의 핵심 판매처였던 알리바바그룹 전자상거래 피해 추정액은 6472억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짝퉁 제품 판매가 급증하는 이유는 K컬처붐과 높아진 인터넷 보급률 때문으로 분석된다. KOTRA에 따르면 작년 1월 기준 베트남 내 인터넷 사용자는 약 7200만 명으로 총인구수의 73.2%에 달한다. 2021년 130억달러이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2025년 39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관계자는 “중국 오프라인 시장 등에서 판매되던 짝퉁 제품들이 전자상거래 발달과 함께 동남아 온라인 시장에 모이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의 한류 열풍과 맞물려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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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등 전통적인 짝퉁 시장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전자제품과 건강식품, 화장품, 장난감, K팝 아이돌 팬 상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 기술력이 필요한 짝퉁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2021년 해외 온라인 위조 상품 적발은 전자기기와 산업용품이 각각 4144건과 1만828건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알리바바닷컴에선 한국의 ‘불닭볶음면’을 베낀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검은색 바탕의 포장에 조리된 음식 사진과 캐릭터가 한국 정품과 같은 형태로 그려져 있다.
정부가 위조품 모니터링 대상 국가를 8개국에서 114개국으로 확대하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짝퉁이 팔린 뒤 대응하는 식으로는 피해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최영진 변호사는 “동남아 지역에선 해당 국가에 상표를 먼저 출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 차원에서의 별도 협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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