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뜨자 돌변한 디즈니+…"광고 안 보려면 돈 더 내라" [김소연의 엔터비즈]

입력 2023-10-01 15:39   수정 2023-10-02 07:56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에 이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가격을 올렸다.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들의 구독료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광고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웠던 이들이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더 비싼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태세를 변환했다. 잇따른 구독료 인상에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년 사이 OTT 플랫폼의 무광고 요금제 가격 평균이 25% 상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요금 인상 흐름은 국내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년 전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요금 자체를 인상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OTT 플랫폼 중 처음으로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고, 지난 7월엔 광고가 없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기본 요금제를 폐지했다.

지난 2분기 스트리밍 서비스 손실 규모가 5억1200만달러(6830억원)에 달해 구조조정, 가격 인상, 광고 요금제 도입 등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성 강화를 위해 몸부림쳤던 디즈니 플러스는 오는 11월부터 국내 요금제 체계를 변경한다. 이미 지난해 미국에서 적용된 요금제 개편이 뒤늦게 적용된 것. 그동안 토종 OTT와 넷플릭스에 밀려 기운을 차리지 못했던 디즈니 플러스는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인기와 함께 점유율이 올라간 후 요금제 인상 소식을 전했다.

개편된 요금제는 월 9900원 단일 요금제였던 요금제는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두 종류 나뉘는데, 스탠다드는 월 9900원, 프리미엄은 1만 3900원이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와 가격은 같지만 해상도는 1080P, 동시 접속 제한이 있어 이전과 같은 혜택을 누리려면 사실상 4000원이 인상된 셈이다. 여기에 광고가 포함된 미국의 스탠다드 요금제와 달리 국내 스탠다드 요금제는 광고가 없다는 점에서 추가 개편 가능성 역시 관측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지 않았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내년 초부터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가 실릴 것"이라면서 "광고가 없는 새로운 요금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OTT에서 광고 없이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결제하는 게 당연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반응도 있다.
"구독료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어"
OTT 플랫폼에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개선이다. 회원들의 구독료로는 사업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는 것에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 한 관계자는 "OTT에서 직접 광고를 받으면 기존의 매출원 외에 추가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매출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광고주들 입장에서도 타깃 설정과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개인화에 특화된 OTT 플랫폼에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리하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각 기업의 광고비 집행은 미뤄지고 있고, 매체별, 채널별 양극화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제시한 2023년 광고시장 전망은 전년 대비 7% 성장한 16조9000억원이었다. 이 중 온라인광고비는 8조8000억원으로 10%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은 2018년 41.6%에서 지난해 50.9%까지 늘어났고, 올해엔 52.3%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OTT가 직접 광고를 받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것.

하지만 최근 스마트 TV로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OTT에 실망한 구독자들의 이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고 볼 거면 공짜로 볼래"
FAST는 기존 TV 방송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중간 형태로, 스마트TV와 인터넷만 있다면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다양한 콘텐츠를 구독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각각의 플랫폼에 흩어진 콘텐츠를 찾아봐야 한다는 피로감, 다중 구독에 따른 비용 부담을 느낀 시청자들이 FAST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TV사업자들도 하드웨어 판매처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콘텐츠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FAST 관련 광고 시장은 39억달러(약 5조26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FAST 시장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이달 발표한 '스트리밍 전쟁의 향방과 FAST'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유료 방송 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독형 OTT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FAST가 단독으로 발전하기보다는 유료 방송이나 구독형 OTT가 결합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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